사례 #1. 일상생활에서 심폐질환의 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웨어러블 청진기
전 세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심혈관 및 폐질환의 경우 환자의 진단과 관리에 있어 정확한 청진이 사망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청진은 의료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진단 방법이지만, 의사-환자 간 1대 1로 청진하는 방식의 특성상 청진음을 의료진간 공유하기 어렵고 의사 개인의 지식이나 숙련도에 따라 진단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성훈 연구팀(Lee SH et al., 2022)에서는 이동이 용이하고(portable) 부드러운 소재의 무선 웨어러블 청진기(Soft Wearable Stethoscope, SWS)를 개발하였다. SWS를 이용하면 직접 의사를 만나지 않고도 일상의 다양한 움직임 가운데 임상 진단에 유의미한 폐음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무엇보다 SWS는 기존에 개발된 디지털 청진기에 비해 피부 부착성이 좋아서 상대적으로 소음은 최소화하면서 소리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청진음의 녹음 및 시각화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계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 러닝이 가능하여 질환을 자동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SWS는 기존 청진기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현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함으로써 실시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사례 #2. 만성 상처 부위를 치료하는 웨어러블 스마트 패치
치유되지 않는 만성 창상(chronic nonhealing wounds)은 가장 주요한 합병증 중 하나이고,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치유되지 않는 만성 창상은 자연적인 치유 과정으로 진행되지지 못하고 염증 조절이 되지 않아 피부가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현재로서는 주로 응급 수술로 치료할 수 있으나, 상처 치료를 위한 약물에 대한 오남용 문제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창상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만성 창상을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만한 중대한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Sani 연구팀(Sani ES et al., 2023)은 웨어러블 헬스 기술을 이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 패치를 개발했다. 이는 제어된 항염증 항균 치료와 전기 자극 조직 재생을 통한 비침습적 병용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 장치는 맞춤형으로 개발된 다중 모드 전기화학적 바이오센서 어레이를 통해 상처 부위의 생리학적 상태를 무선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웨어러블 패치 형태로 생체적합성, 유연성, 신축성이 좋으며 전 치유 과정 동안 피부 상처에 잘 밀착되도록 설계되었다.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 동향
앞선 연구에서 제시된 사례처럼 일상 생활 곳곳에서 웨어러블 헬스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장치들을 접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다양한 헬스케어 앱의 이용이 대중화되었고, 웨어러블 헬스 관련 기술들이 점진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는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는 의료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건강과 관련된 영역은 더 이상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제한되지 않으며, 점차 개인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서경화, 2020).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개인맞춤의료(personalized medicine)에 대한 개념의 대중화로 인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웨어러블 기기가 과거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더 잘 통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Lu L et al., 2020). 특히 디지털 건강 관리 중재 방법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특성과 전 세계 지역 사회에 맞춤형 개인 중심 케어가 가능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Thompson M, 2021), 웨어러블 휴대용 전자 장치와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련 분야 기술 활용이 더욱 촉진되고 있다(Tu J et al., 2020).
Pluto Labs는 자사의 학술 논문 탐색 및 분석 플랫폼 Scinapse(scinapse.io)를 이용하여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학술 논문 DB로 웨어러블 헬스 기술 관련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실제로 웨어러블 헬스 기술 관련 연구가 얼마나 이루어져 왔고, 얼마나 활성화되어 왔으며 이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나 기관의 현황과 연구 행태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였다. 다만 분석 시점에서 2023년 12월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분석 대상에는 2002~2022년의 자료를 포함하였다.
1)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는 얼마나 많이 이루어지고 있나? (연구 생산성)
웨어러블 헬스 기술에 대한 논문의 출판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02년 1건이던 연구가 10년마다 약 10배씩 증가하여 2022년 기준으로 약 10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 특히 2010년 이후에는 2차례 급증한 구간(빨간색 화살표 표시 부분)이 있었는데 2012년~2015년(1차), 2019년~2022년(2차)이 급증 구간에 해당한다.
1차 구간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모바일 헬스 기술의 기반이 마련된 시기이며, 스마트폰 앱과 웨어러블 기술의 연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던 시기로 추정된다. 2차 구간은 COVID-19 팬데믹 이후 다양한 의료 분야에 걸쳐 의료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디지털 접근 방식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 시기다.
Figure 1. Publications trend of wearable health technology research (unit : paper)
2)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의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연구 영향력)
연구의 생산성과 더불어 연구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첫 해 피인용수(1-year citations)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Figure 2). 첫 해 피인용수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첫 해 피인용수는 2000년대 초반 10년 동안 연평균 5.62%(2003년~2012년) 증가한 데 반해, 이후 10년 동안 연평균 38.39%(2013년~2022년)로 크게 증가하였고, 이는 2010년 초반부터 2020년 초반까지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ure 2. 1st-year citations of wearable health technology research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의 활성화 정도
최근 들어 논문의 생산성과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각 국가에서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에 참여한 정도를 HHI(Herfindahl-Hirschman Index; 허쉬만 허핀달 지수)를 이용하여 분석해 보았다(Figure 3). 여기서는 연구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HHI를 출판 집중도라는 용어로 표현하였고, 논문수를 기준으로 HHI를 분석한 값이다.
연도별 논문수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함으로써 증가 추세에 있으나, 출판 집중도는 증감을 반복하면서 우하향하는 감소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논문수는 앞서 본 것과 같이 2차례 급증기가 있었는데, <Figure 3>을 보면 1차 급증기(2012년-2015년)를 전후하여 출판 집중도가 이전 시기보다 하락한 수준에 있다. 실제로 해당 기간에 연구를 수행한 국가의 수는 연평균 28.06%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1차 급증기 이전에는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를 주도한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여 출판 집중도가 높았으나, 이후부터 해당 분야 논문수가 크게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국가들이 연구를 수행함에 따라 출판 집중도는 감소 또는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경향을 보여준다.
따라서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가 최근으로 올수록 점차 더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출판을 주도하고 있는 소수 국가의 논문 생산성이 저하되는 경우에도 출판 집중도가 하락할 수 있지만,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에서 논문 출판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논문 생산성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더 많은 국가들이 해당 분야 연구에 참여한 것이 출판 집중도 저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Figure 3. Publications and its concentration trend in the field of wearable health technology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를 주도하는 핵심 국가와 기관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 생산성을 주도하고 있는 상위 국가/기관와 더불어 각 국가/기관의 연구 활동 행태를 파악하고자 4가지 지표를 분석해 보았다. 4가지 지표에 대한 설명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분석 대상 국가는 총 77개이며, 분석 결과는 각 지표에 대한 순위로 표현하였다(Figure 4).
1)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를 주도하는 Top10 국가
가장 많은 논문을 작성한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의 27.36%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어 영국, 인도, 이탈리아 등의 국가가 해당 분야 논문 생산에 기여하고 있었고, 한국의 경우 상위 6위 수준이었다.
미국은 모든 지표에서 1위로서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국가이다. 또한 이 분야 연구에 국가 단독으로 다수 연구를 수행하였을 뿐 아니라 국제 협력 연구에 기여한 비중이 높고, 개별 연구자 수준에서도 성과가 좋은 국가라고 볼 수 있다. <Figure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가별로 국가 단독 연구 수행 성과가 좋더라도 국제 협력 연구 수행 성과가 비교적 낮은 국가(예, 인도, 한국, 일본)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반대로 국가 단독 연구에 비해 국제 협력 연구 수행 성과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국가(예, 중국, 캐나다, 독일)도 있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논문 생산성이 높은 상위 국가들에서 총 논문수 기준 국가 순위와 1저자 소속 국가 논문 출판 순위가 대부분 동일하게 나타남으로써 논문 생산성을 주도하는 국가는 해당 국가 소속 저자들의 연구 역량도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ure 4. Top 10 productive countries in the field of wearable health technology (unit : rank)
2) 웨어러블 헬스 기술 연구를 주도하는 Top10 기관
가장 논문 생산성이 높은 상위 기관의 경우,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가 미국임에 따라 상위 10개 기관 중 5개 기관이 미국에 소재하고 있다. 이어 영국 기관 2개, 이탈리아 기관 2개 그리고 한국과 인도 기관이 각 1개 있었다(Figure 5).
그 중 University of California는 전체 1순위 기관으로서 전체 논문 생산성을 비롯하여 기관 단독, 기관 간 협력 연구 수행에서도 성과가 가장 좋을 뿐 아니라 1저자로서 기여한 비중도 가장 높아 개인 연구자의 성과 수준도 좋은 기관이었다.
미국의 MIT나 Johns Hopkins University의 경우 특히 기관 단독으로 수행한 연구(34위)보다 기관 간 협력 연구를 수행하는 데 기여한 성과(각 2, 5위)가 더 좋은 편이다. 반대로, 한국의 KAIST와 인도의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는 기관 단독으로 수행한 연구 성과(각 4, 3위)는 좋은 데 반해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수행한 연구 성과(각 28, 62위)는 상위 10개 기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상위 10개 기관 중 다수는 의과대학이나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거나 공학 대학으로 유명한 학교들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Figure 5. Top 10 productive institutions in the field of wearable health technology (unit : rank)
혁신에서 실용으로: 웨어러블 헬스 기술이 현실이 되려면?
2019년 말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등장은 전 세계를 대혼란에 빠트렸고 인구, 사회, 경제,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전 부문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Golinelli D et al., 2020). 특히 COVID-19 팬데믹은 보건의료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속화시켰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디지털 헬스 기술의 활용을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웨어러블 헬스 분야는 활발한 연구 및 기술 발전을 통해 웨어러블 장치의 개발 측면에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였을 뿐 아니라, 장치 사용률도 크게 증가했다(Sabray F et al., 2022).
한 동안 웨어러블 헬스 기술 분야는 활발한 연구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면서 실생활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만큼 상당 부분 상용화가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연구 결과가 결실을 맺기에 몇 몇의 한계들이 존재해 왔다. 가장 기본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비롯하여 데이터의 수집, 분석, 결과값 제공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연관되어 있고, 문제 발생시 책임소지에 대한 부분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혁신적인 기술이 연구 개발되더라도 건강 관련 데이터의 활용을 지원하면서 실생활에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COIVD-19 이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헬스 관련 기술을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관련 법,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법의 제/개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과 제도 개선 노력이 활발하게 검토되고 있다(연미영, 2023). 분야와 시대를 막론하고 혁신적이면서 유용한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연구 단계에서 활용 단계로 전환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는 법규제와 정책적인 요소의 뒷받침이 필수불가결하다. 이 외에도 연구 차원에서 과학 기술에 대한 연구와 실생활로의 적용 가능성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 따라 향후에는 웨어러블 헬스 기술과 같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며 연구 개발된 기술들이 실생활로 결실을 맺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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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H, Kim YS, Yeo MK, Mahmood M, Zavanelli N et al. Fully portable continuous real-time auscultation with a soft wearable stethoscope designed for automated disease diagnosis. Science Advances 202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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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i ES, Xu C, Wang C, Song Y, Min J, Tu J et al. A stetchable wireless wearable bioelectronic system for multiplexed monitoring and combination treatment of infected chronic wounds. Science Advances 2023;9(12).
3.
서경화. 디지털 헬스의 최신 글로벌 동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2020.
4.
Lu L, Zhang J, Xie Y, Gao F, Xu S, Wu X et al. Wearble health devices in health care: narrative systematic review. JMIR mhealth and uhealth 2020;8(11).
5.
Thompson M. The environmental impacts of digital health. Digital health 2021;7.Tu J, Torrente-Rodríguez RM, Gao W. The era of digital health: a review of portable and wearable affinity biosensors.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0;30(29).
6.
Golinelli D, Boetto E, Carullo G, Nuzzolese AG, Landini MP, Fantini MP. Adoption of digital technologies in health care during the COVID-19 pandemic: systematic rview of early scientific literature 2020;22(11):1-23.
7.
Sabray F. Eltaras T, Labda W, Alzoubi K, Malluhi QM. Machine learning for healthcare wearable devices: the big picture. Journal of Healthcare Engineering 2022;2022:4653923.
8.
연미영.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현황: 소비자 참여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검토. 소비자정책동향 제130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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